춘원 이광수 시 낙화암 사자수 부여

 

 

춘원의 시 「낙화암」 전문과 해설

1. 시 전문

사자수 나리는 물에 석양이 비칠 때  
버들꽃 날리는데 낙화암이란다  
모르는 아희들은 피리만 불건만  
맘 있는 나그네의 창자를 끊노나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  
  
어느 밤 물결소리에 북소리 나더니  
꽃같은 궁녀들아 어디로 갔느냐  
임 주신 비단치마 가슴에 안고서  
사자수 깊은 물에 던졌단 말이냐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
  

2. 배경과 역사적 의미

이 시는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이 나라가 망한 후 궁녀들과 함께 운명을 달리한 장소로 알려진 낙화암을 배경으로 한다. 낙화암은 현재 충남 부여에 위치하며 사자수라는 물줄기가 그 아래를 흐른다. 시는 이 역사적 비극을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떠올리게 하며,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대조적으로 묘사한다.

3. 시의 주요 특징과 표현

  • 반복법: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는 반복을 통해 시의 주제를 강조하고 독자의 감정을 끌어낸다.
  • 대조적 이미지: '모르는 아희들'과 '맘 있는 나그네'를 통해 과거를 모르는 자와 기억하는 자의 정서 차이를 보여준다.
  • 상징성: 비단치마, 피리, 사자수 등은 망국의 슬픔과 충절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쓰였다.
  • 의문형 종결: 독백과 질문이 반복되어 독자가 그 침묵 속에 담긴 역사와 감정을 함께 느끼게 한다.

4. 시가 전하는 메시지

무심한 자연 앞에 선 유한한 인간의 슬픔이 주된 정조다. 시인은 아이들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듯 피리나 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은 기억하고 아파하는 존재임을 밝힌다. 자연은 조용하지만 그 속엔 수많은 죽음과 희생의 기억이 숨어 있다. 시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비극의 메아리를 담고 있다.

5. 마무리

「낙화암」은 단지 역사적 사건을 읊은 것이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고 기억해야 한다는 시인의 절실한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백제의 궁녀들이 뛰어내린 절벽을 바라보며 오늘의 우리가 어떤 감정을 품을 수 있는지 되묻게 한다. 시는 사라진 이들의 소리 없는 외침을 대신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 물 아래서 회한을 울리고 있다.

 

 

********
낙화암 여행 중 뒤에 따르던 학생 일행이 소리를 맞춰 낙화암 시를 외웠습니다.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 하고 외우는 소리는  합창같이  청아하고 좋았습니다. 그 기억으로 이 시를 찾아 외운지도 한참입니다. 이제는 기억에서 멀어진 듯하여 여기올려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