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십자가를 진 사람 구레네 시몬

느닷없이 등장한 구레네 시몬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던 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한 사람이 불쑥 등장한다. 구레네 사람 시몬이다. 그는 예루살렘 성 밖에서 무리들 사이를 지나가던 중이었고 아마도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올라온 순례자였을 것이다. 시몬은 로마 병사들의 명령에 따라 갑작스럽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언덕을 오르게 된다.

억지로 진 십자가의 의미

그는 그 길을 예비하지 않았다. 계획하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진 인물이 되었다. 억지로 진 그 나무는 사실은 하나님 아들의 고난을 함께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성경은 그의 내면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는 두려웠을까 당황했을까 아니면 분노했을까. 구레네에서 먼 길을 오며 가져온 소박한 기대와 기도가 십자가의 무게에 짓눌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그 짐을 끝까지 졌고 예수님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걸었다.

믿음의 가문을 여는 이야기

신기하게도 성경은 그를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 부른다. 이름보다 먼저 언급된 자식들. 이는 아마도 그의 가족이 이후 초대 교회의 중심 구성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억지로 시작된 순종이 결국 믿음의 가문을 여는 통로가 된 것이다.

오늘 나에게 닥친 시몬같은 순간

마가복음과 로마서를 함께 묵상해보면 그 짧은 사건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느끼게 된다. 억지로 시작된 여정이지만 그것이 은혜의 문을 여는 순간이 되었다. 우리도 인생에서 그런 억지로 짊어지게 되는 십자가를 마주할 때가 있다. 선택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고난이 내 어깨에 얹히는 때가 있다. 그때 우리는 선택한다. 내려놓을 것인가 끝까지 짊어질 것인가.

구레네 시몬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갑자기 던져진 짐 예고 없는 고난 도망치고 싶은 자리. 그러나 그 자리에서 우리는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동행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만이 아니라 내 가족과 공동체에까지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십자가는 고통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은혜의 징표이기도 하다. 억지로라도 짊어진 그 십자가가 예수님과 함께 걷는 유일한 길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무거운 짐이 아니다. 구레네 시몬의 이름이 성경에 남아있는 이유는 단지 그가 십자가를 대신 졌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예수님의 고난을 함께한 최초의 제자였기 때문이다.

오늘 내 앞에 놓인 갑작스러운 십자가는 무엇인가. 그것이 각자의 믿음에 전환점이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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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5장 21절 (한글 개역개정)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에서 오는 것을 그들이 보고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 Mark 15:21 (NIV)
A certain man from Cyrene Simon the father of Alexander and Rufus was passing by on his way in from the country and they forced him to carry the cross.

 


마가복음만이 시몬의 아들들의 이름까지 기록.
이는 마가복음의 수신자들(로마 교회)이 알렉산더와 루포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정
학자들은 로마서 16장 13절에 등장하는 루포와 연결시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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